칼국수 겉절이, 하루 지나면 맛이 달라지는 이유와 양념 비율
칼국수 드시고 계산하실 때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겉절이예요. "이거 따로 파세요?" "양념 어떻게 해요?" 따로 팔지는 않고, 양념은 알려 드려요. 숨길 만한 비법이 딱히 없어서요. 망원동에서 칼국수집 하는 아침반죽 사장입니다.
아침 8시에 절이기 시작해요
평일엔 배추 세 포기, 토요일엔 네 포기를 씁니다. 8시에 절여서 10시 반에 버무리면 11시 문 열 때 딱 맞아요.
배추는 너무 큰 것보다 한 포기 2.5kg 안팎이 좋아요. 속이 너무 꽉 찬 배추는 겉절이로 하면 질기더라고요. 시장에서 고를 때는 밑동 자른 면을 보세요. 하얗고 촉촉하면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배추예요. 갈색으로 마른 건 며칠 지난 거라 절여도 아삭한 맛이 덜해요.
절이기는 1시간 반
배추를 한입 크기로 썰고, 물 2리터에 굵은소금 한 컵(약 200g)을 풀어서 1시간 반 절입니다. 30분마다 한 번씩 위아래를 뒤집어 주고요. 배추 줄기를 구부렸을 때 부러지지 않고 휘면 다 된 거예요. 찬물에 두 번 헹구고 채반에 받쳐 20분 물을 뺍니다.
김장 김치처럼 오래 절이면 안 돼요. 겉절이는 아삭하게 먹는 거라 숨이 살짝 죽을 정도까지만 절여요.
양념 비율 (손질 전 2.5kg 배추 한 포기 기준)
- 고춧가루 6큰술
- 멸치액젓 4큰술
- 다진 마늘 2큰술
- 다진 생강 1/2작은술
- 매실청 2큰술
- 설탕 1작은술
- 쪽파 한 줌(3cm 길이로)
- 통깨 1큰술
고춧가루는 액젓과 매실청에 먼저 10분 불려 두세요. 바로 버무리면 고춧가루가 겉돌고 색도 덜 나요. 저희는 불리는 동안 쪽파를 썹니다.
설탕은 정말 조금만 넣어요. 칼국수 국물에 은근한 단맛이 있어서 겉절이까지 달면 둘 다 맛이 흐려지거든요.
고춧가루는 경북 영양에 있는 농가 한 곳에서 해마다 가을에 1년 치를 받아요. 고운 것과 굵은 것을 반반 섞어 씁니다. 굵은 것만 쓰면 양념이 배추에 잘 안 붙고, 고운 것만 쓰면 색은 진한데 맛이 텁텁해요.
버무릴 때는 힘을 빼고
손으로 주무르면 배추에서 물이 나와요. 양념을 위에 올리고 밑에서 위로 뒤집듯이 열 번 정도 섞으면 충분합니다. 참기름은 넣지 않아요. 하루만 지나도 냄새가 텁텁해져서요.
이틀 치를 만들었다가 그만둔 이유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땐 이틀 치를 한 번에 만들었어요. 둘째 날 겉절이는 숨이 다 죽고 국물이 생겨서, 남기고 가시는 접시가 눈에 띄게 많았어요. 그 뒤로는 그날 쓸 만큼만 버무리고, 오후 2시쯤 떨어지면 반 포기만 다시 버무려서 점심 마지막 손님까지 냅니다.
계절마다 조금씩 달라요
같은 비율로 해도 배추가 바뀌면 맛이 달라요. 지금 같은 가을 배추는 단맛이 있고 단단해서 비율 그대로 하면 됩니다. 여름 고랭지 배추는 물이 많고 무른 편이라 절이는 시간을 20분 줄이고, 액젓을 반 숟가락 덜 넣어요. 겨울 배추는 잎이 두꺼워서 반대로 20분 더 절입니다.
봄에는 배추 대신 얼갈이를 섞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땐 메뉴판 옆에 '오늘 겉절이: 얼갈이'라고 적어 둡니다.
집에서 하실 때
- 알배추로 하시면 절이는 시간을 1시간으로 줄이세요.
- 만든 날 드시고, 남으면 다음 날 김치전이나 찌개에 넣으세요.
가게에서 겉절이 더 달라고 하시면 얼마든지 더 드려요. 다만 포장은 안 해 드려요. 댁에 가시는 동안 숨이 죽어서, 가게에서 드시는 그 맛이 안 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