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칼국수집 6년째, 문 열기 4시간 전에 반죽부터 해요
안녕하세요. 망원동 골목에서 아침반죽 손칼국수를 하고 있는 사장입니다.
가게 이름을 왜 아침반죽으로 했냐고 손님들이 자주 물어보세요. 별 뜻은 없어요. 매일 아침 7시에 문 열고 제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반죽이라서요. 남편이 붙인 이름인데 벌써 6년째 쓰고 있네요.
하루 밀가루 한 포대
저희는 하루에 밀가루 20kg 한 포대를 씁니다. 평일 기준으로 120그릇 남짓 나가요.
반죽은 하루 두 번 해요. 장사를 마친 저녁 8시에 한 번, 아침 7시에 한 번. 저녁 반죽은 냉장고에서 하룻밤 재워 다음 날 점심에 쓰고, 아침 반죽은 냉장고에 넣어 뒀다가 오후 4시쯤 꺼내 저녁 장사에 씁니다. 숙성 얘기는 길어서 따로 글을 올려 둘게요.
면은 기계로 뽑지 않고 밀대로 밀어서 칼로 썹니다. 두께는 3mm 조금 넘게요. 손으로 썰다 보니 면 굵기가 조금씩 달라요. 가는 면은 국물이 잘 배고, 굵은 면은 씹는 맛이 남아요. 처음엔 일정하게 써는 게 목표였는데, 단골 한 분이 "이게 손칼국수 맛"이라고 하셔서 그 뒤로는 그냥 이렇게 합니다.
국물은 멸치, 다시마, 무
기본 손칼국수 국물은 멸치와 다시마, 무, 대파 뿌리로 냅니다. 멸치는 내장을 빼고 마른 팬에 한 번 볶아서 넣어요. 비린내가 확 줄어요. 다시마는 물이 끓기 직전에 건집니다. 오래 두면 국물이 미끈해지거든요.
큰 솥 하나를 1시간 반 끓이면 점심 장사 몫이 나오고, 오후 4시 반에 저녁 솥을 새로 올립니다. 아침에 낸 국물을 저녁까지 쓰지 않아요.
메뉴는 네 가지
- 손칼국수 8,500원
- 바지락 손칼국수 10,000원
- 들깨 손칼국수 10,000원
- 손만두 반 접시(5개) 6,000원
바지락은 서해 쪽 거래처에서 이틀에 한 번 받아 하룻밤 해감합니다. 물량이 적게 들어온 날은 메뉴판에 '바지락 품절'을 붙여 둬요. 냉동 바지락으로 대신하지 않습니다.
들깨 손칼국수는 국물에 들깻가루를 풀고 한 번 더 끓여서 걸쭉하게 냅니다. 처음 오신 분들은 기본 손칼국수를 드시고, 두 번째 오실 때 들깨를 많이 찾으세요.
손만두는 아침 반죽 끝나고 9시부터 빚어요. 하루 150개 정도요. 소는 돼지고기 앞다리살, 물기 꼭 짠 두부, 데친 숙주, 부추를 넣고 간은 소금과 간장으로만 합니다. 쪄서 내기 때문에 피가 얇으면 터져서, 만두피도 칼국수 반죽으로 조금 두껍게 밀어요. 오후에 떨어지면 저녁엔 만두가 없을 수 있어요.
처음 오시면 이렇게 드셔 보세요
상마다 작은 양념장 통이 있어요. 간장에 청양고추, 대파, 고춧가루, 참기름을 넣은 거예요. 처음부터 넣지 마시고, 반쯤은 맑은 국물 그대로 드시다가 나머지 반에 한 숟가락 넣어 보세요. 한 그릇으로 두 가지 맛을 보시는 셈이에요. 면이 부족하면 말씀하세요. 면 사리는 한 번 더 무료로 드립니다.
겉절이는 매일 아침
칼국수집은 김치가 반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희는 배추 겉절이를 매일 아침 그날 쓸 만큼만 버무려요. 전날 겉절이가 남으면 저희 식구들 점심 반찬이 됩니다. 겉절이 양념 비율도 따로 적어 둘게요.
오시기 전에
- 영업 오전 11시~오후 8시, 쉬는 시간 오후 3시~4시 반
- 일요일 휴무
- 18석이라 점심 12시~12시 40분에는 줄이 생겨요. 11시 반 전이나 1시 넘어 오시면 대부분 바로 앉으십니다.
- 주차 공간은 없어요. 망원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 포장 돼요. 면과 국물을 따로 담아 드립니다. 집에서 국물을 끓이다가 면을 넣고 4분이면 돼요.
망원동에서 칼국수집 찾다가 이 글을 보셨다면, 비 오는 날 점심에 한번 들러 주세요. 그런 날은 이상하게 줄이 길어져서 저희도 솥을 하나 더 올립니다.